행복한 시간흐름

영화 '식객'을 보고 '육개장'을 먹고

하승범 위드아띠 2007. 11. 18.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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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만의 만화 '식객'을 읽지 않았다. 덕분에 '식객'을 온전히 영화로서 볼 수 있었다.  허영만의 만화는 앞서 '비트' '타짜' '아스팔트 사나이' '미스터Q' 등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졌고 '식객' 또한 잘 알려진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어 이런 저런 논란이 있는 듯 하다. 

사실 영화 '식객'은 앞선 '맛있는 청춘'등의 드라마에서 다루었던 요리대회를 배경으로 하는 요리사들의 대결구도라는 익숙한 소재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영화 '식객'은 생활 속의 음식 이야기와 더불어 잘 어울러진 에피소드들이 자연스럽게 엮어져 관객이 영화에 집중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이는 허영만이 발로 쓴 원작의 탄탄함에 기인하는 듯 하다.

이 영화의 압권은 반합에 끓여 먹었던 군대'라면' 이야기와 더불어 마지막 요리대결에 등장한 대중음식 '육개장'이었다. 이 장면이 기존 요리 드라마와의 차별성을 만들어냈고 새로운 카타르시스를 갖게 하였다.

만화 '식객'을 읽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읽고 싶고 소장하고 싶은 도서일 듯 하다. 아마도 '식객'의 논란은 그 방대한 식객의 전체 내용을 영화가 온전히 담아내지 못했다는 비난일 듯 하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가 "영화"를 바라보는 이해가 부족한 까닭이다. 

'영화'는 또 다른 장르이다. 아마도 만화 '식객'을 영화가 아닌 연극이나 드라마, 심지어 소설로 다시 만들어질 때 '새로운 장르'로 인정하지 않는다면 똑같은 소모적인 논쟁에 빠질 것이다.

영화 '식객'은 약 2시간 동안 최근 관심이 고조되는 "음식"이야기와 권선징악의 "대결"구도, 할아버지세대의 숨겨진 "비밀" 이야기, 요리에 대한 "열정"과 "음모", 적절히 섞어낸 "애국'주의와 "장인"정신 등이 잘 버무려낸 상품이다.  만화 '식객'을 읽으면서 영화 '식객'으로 익숙해진 캐릭터들로 혼란해지지 않을지 걱정이다.

영화가 끝나고 우리는 "육개장"으로 저녁을 하기로 하였다.  북한산 밑 아카데미하우스와 4.19국립묘지 사이 강북청소년수련원 '난나' 후문에 위치한 "샘터마루 (902-6456)"를 찾았다.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이곳은 육개장, 해장국으로 유명하여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2007-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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