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리 사슴이 이끄는 사자들의 군대보다 한 마리 사자가 이끄는 사슴들의 군대가 더 위협적이다" - 알렉산더대왕의 아버지 '필립왕'
알렉산더대왕의 아버지 '필립왕'은 전쟁에서 지휘관이 어려운 난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위기를 만들어야 함을 역설했다. 즉, 타고 온 배도 침몰시킴으로써 전투에서 지면 돌아갈 곳이 없게 만드는 극한의 위기로 몰아넣어 강한 위기감을 조성해 병사들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내는 역할이 장군에게 필요하고 했다. 이런 비유로 그의 유명한 말은 "한 마리 사슴이 이끄는 사자들의 군대보다 한 마리 사자가 이끄는 사슴들의 군대가 더 위험적이다"라는 전쟁을 이끄는 장군의 모습을 정의한 것이다.
이 비유는 본문에서도 일본전산의 열정경영을 설명하며 조직의 리더가 강해져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데 인용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일본전산(NIDEC, 日本電産)의 나가모리 시게노부(Shigenobu Nagamori, 永守重信) 사장에 느낌이 마치 사슴들의 군대를 이끄는 '사자'장군의 모습이었다. 열정으로 이글거리며 자신의 능력을 맘껏 불태울 수 있지만 그 방법을 모르고 좋은 리더를 제대로 만나지 못하고 있는 평범한 조직을 세계 최강의 인재로 키워내는 '실행력' 강한 사자장군의 모습은 다른 한편으로 다소 이질적인 리더십의 모습이기도 했다.
최근 대체적으로 제안되는 리더십의 모습은 "따스한 카리스마"이다. 직원들에게는 좋은 멘토이어야 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서번트를 실행하여야 하고, 칭찬을 통해 동기부여를 끌어내야하는 '큰 형'스타일의 리더가 요구되어지고 있다. 그런 추세에 대비하여 '상사가 귀신같아야 부하가 움직인다'는 류의 일본 처세도서와 같은 나가모리 시게노부 사장의 실행력은 돈키호테처럼 무모한 열정에 빠져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런 실행력이 성공하였다는 점이다.
그 '실행력'의 중심은 역시 "열정"과 "습관"이다. '즉시, 반드시, 될때까지'한다는 무섭도록 집요한 실천은 '열정'의 산물이고, '정리, 정돈, 청결, 단정, 예의, 소양'으로 조직의 기반이 되는 행동규범은 '습관'의 산물이다. 다소 과격할 정도인 나가모리 시게노부 사장의 리더십을 괴팍함으로 펌하하더라도 "기본에 충실하여야 하는 '습관'"과 "업무와 조직에 대해 열렬한 애정을 가지는 열중하는 마음인 '열정'"은 우리 시대의 리더가 꼭 갖추어야 하고 반드시 새롭게 새겨야 할 과제일 것이다. 이는 다른 말로 바꾸면 "책임지는 리더"의 모습일 것이다.
'책임지는 리더'가 되기 위한 우리의 실천과제는 무엇일까! 이는 반드시 나가모리이즘을 따를 필요는 없을 것이다. 빠르게 움직이는 산업환경, 문화적인 차이, 제조업과 다른 서비스업 영역의 특성 등을 고려하지 않고 나가모리이즘를 도입할 경우 싹은 커녕 뿌리조차 내리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분명 앞서 논의된 "습관"과 "열정"은 변화없이 스폰지처럼 받아들이고 흡수하여야 할 과제이다. 이는 우리가 회사에서 '책임지는 리더'로 거듭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본 소양이라고 생각한다.
조직운영에 있어 가장 어려운 점은 바로 체화되지 않은 '습관'에서 생긴다고 본다. 업무추진방법, 고객응대방안, 영업추진보고 등은 물론이고 출퇴근, 보고, 대화 등에서 조차 올바르지 못한 '습관'은 생산성은 물론이고 커뮤니케이션 문제로 인해 조직내에서 부정적인 영향력을 끼친다. 사실 알고 보면 "습관"은 아주 단순하다. '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는 말 처럼 회사 생활을 시작하면서 이미 알고 있어야 하고 선배들로 부터 제대로 교육되어져야 할 사항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관점에서 직원들에게 좋은 '습관'을 갖도록 하는 것이야 말로 '책임있는 리더'로써의 책임있는 역할이다. 결국 우리는 그동안 가장 작은 단위에서부터 올바르게 제 역할을 실천하지 못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이 책에서 나가모리 시게노부 사장은 어찌보면 너무나 간단한 '습관'을 갖추도록 함으로써 적자기업을 빠르게 흑자기업으로 변화시키는 놀라운 마법(?)을 보여준다. 특이한 경영기법이나 독특한 열정경영으로가 아닌 '습관'으로 보여준 마법을 통해 우리가 나 자신과 부서원들에게 무엇을 원하고 실천하도록 하여야 하는지 분명히 이해하고 알게 되었다.
조직운영에 있어 또 다른 어려움은 직원들에게 동기유발(Motivation)을 어떻게 할 것 인가하는 점이다. 흔히 금전적인 보상으로 동기유발(Motivation)이 가능하고 그를 통해 '열정'을 살려낼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현실은 반드시 그러하지 않다. 특히 '아무리 해도 불타지 않는 사람'들이 조직에 의외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에게 어떻게 '사업과 회사에 열렬한 애정을 갖는 '열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까?
어찌보면 대답은 간단했다. 나가모리 시게노부 사장은 먼저 리더들이 "책임지는 리더"가 되어 '열정 넘치는 인재'로 거듭날 것을 요구한다. 그들을 어떻게 변화시킬까 보다는 스스로 먼저 리더가 변화한다면 조직에는 그 에너지의 넘침으로 인해 서서히 달아오르는 '열정파'들이 나올 수 있다는 말이다. ‘책임지는 리더’는 ‘행동하는 리더’인 것이다.
얼마전 본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의 영화 '승리의 전쟁 (Heartbreak Ridge, 1986년)에서 해병대 신병훈련을 담당하는 역전의 용사인 훈육교관과 다소 다른 모습이기는 하지만 "행동하는 리더는 실패하지 않는다"며 강하게 조련하고, 실제 실전능력이 있어 전투현장에서는 앞장서서 신병들을 진정한 해병대원으로 만들어가는 '책임지는 리더'의 모습이 생각난다.
나가모리 시게노부 사장의 괴팍함을 제외한다면 그의 실천력은 많은 리더십에서 어떤 식으로든 다루었던 내용들이다. 그러나 역시 중요한 것은 나가모리 시게노부 사장의 실행력이다. 사슴을 조직화하여 그들이 무서운 맹수와도 싸울 수 있도록 조련하여 멋진 사자와 같은 사슴군인으로 만든 '사자장군'의 모습이 우리가 앞으로 갖추어야 할 리더의 모습이 아닐까! (2009-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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