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애주가였는데 알고 보니 고도적응형 알코올 중독이었다!

[혼술중독 줄이記 1] 직장에 다니며 겉으로 보기에는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전혀 문제없이 유지하고, 주변에서도 좋은 평판을 받으며 종종 '애주가'로 인식되지만 심각한 알코올 문제를 가진 사람들을 "고도적응형 알코올 중독'이라고 한다네요. 며칠 전 KBS 방송 프로그램을 유튜브에서 보고 알았어요 

 

“사회적 역할을 잘 수행하고 폭력적인 행동이나 폭언들을 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고도적응형 알코올 중독자라고 하는데 제 환자분들 같은 경우에 의사인데 높은 교수가 된 다음에 알코올 중독이 돼서 입원한다든지 대기업 임원인데 은퇴 후에 알코올 중독이 너무 심해져서 입원을 한다든지 그런 경우가 부지기수거든요” - 하종은 /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KBS 추적60분 2024 중독사회-젊고 멀쩡해 보이는 알코올 중독자들의 나라 2024. 2 방영)

 

생각해보니 제가 바로 '고도적응형 알코올 중독'이더군요. 대학 입학하던 시절부터 술을 잘 마시는 편이었고 직장을 다니면서도 술자리는 빠지지 않고 오히려 찾아가는 편이었지요. 직장 퇴직을 하고 새로운 일을 시작한 이후에도 꾸준히 술자리를 마련했고, 심지어 '혼술'로 거의 매일 술을 마시고 있는 것 같아요. 

 

'고도적응형 알코올 중독'은 사회와 가정에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한다는 까닭에 본인의 알코올 중독에 대한 문제 인식이 부족하고. 한편으로 주변의 평판에는 민감하여 본인의 음주 문제를 숨기고 혼자 해결한다고 해요.

 

바로 제가 그런 경향이 있더군요. 매일 아침 "오늘은 절대 술을 마시지 말자!" "이번 주는 절대 혼술을 하지 말자"라고 결심하지만 저녁에 다른 이들과의 일정이 없어도 동네 식당 한 구석에서, 또는 집에서 가족 몰래 혼자 술을 마시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해요.

 

이전에는 그나마 건강이 허락하여 술을 마시고 일도 하고 책도 읽었는데, 이제는 소주 1~2병을 마시면 바로 잠자리에 들게 되었어요. 그런 이유로 언젠가 부터 업무가 뒤로 미루어지고 일정에 맞게 처리를 못하여 거래처 등에 민폐를 끼치는 횟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요.

저는 분명 ' 고도적응형 알코올 중독'이고 그로 인해 개인적, 가정적, 사회적 문제가 있는 것이 분명한 현실이지요. 그래서 우선 '혼술'을 끊는 노력을 통해 점차 알코올 의존도를 줄이려고 해요. 물론 지금부터 모든 알코올과 거리를 두는 것이 좋겠지만 아직은 사회적 관계와 업무적 자리를 무시할 수 없다는 핑계를 갖게 되네요.

 

우선은 '혼술을 끊는 노력'을 기록으로 남겨 모두에게 공개하여 보다 분명한 결심을 하려고 해요. 술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술에 대해 절제력이 약한 제가 음주 빈도를 줄이려는 노력이지요. 저의 혼술 중독 탈출(?)과정을 함께 보시며 제가 잘할 수 있도록 질책과 응원을 부탁드릴게요.  () 2024-11-25 스티븐 롱테일세상伺 위드아띠 하승범 대표이사 

 

[혼술중독 줄이記 2] 다른 사람들은 전혀 모른다. 내가 알코올 중독자라는 사실을, 그게 고도적응형 알코올 중독자의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