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널 미디어道

막걸리의 변신은 무죄!

하승범 위드아띠 2009. 7. 1.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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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밝은 여름밤, 평상에 모인 어른들은 자주 술과 말잔치을 벌였다. 초등학생인 나는 은근히 술심부름을 기다렸다. 술심부름은 나에게 심부름값과 더불어 막걸리를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마을 어귀 구멍가게는 당시 나 같은 어린 아이가 들어가도 제법 넉넉할 정도의 큼직한 두개의 항아리가 있었다. 그리고 언제가 그 항아리에는 진한 막걸리가 가득했다.  나무로 만든 정사각형의 국자는 '한 되'의 막걸리를 담을 수 있었다.  커다란 주전자를 들고 한 걸음에 가게로 달려가 막걸리를 담아서 돌아온다.  집으로 달려오며 주전자 주둥이 입을 대고 벌컥거리며 마시는 막걸리 양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어른들은 그 양이 줄었다는 사실을 항상 몰랐다. 나는 지금까지 당시 느꼈던 최고의 막걸리 맛을 다시 느껴본 적이 없다

최근 전통술 막걸리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  주변에서도 자주 막걸리를 마신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2008년도 막걸리 연간 출고량은 2002년보다 36.4%가 증가한 176,000kl라고 한다. 특히 일본을 중심으로 해외수출도 늘어 2004년보다 143%가 증가한 5,457Kl라고 한다.  큰 증가세이다. 그러나 아직은 국내 주류시장에서 소비량은 맥주(60.7%)나 소주(29.6%)에 비해 현저하게 적은 5.2%에 머문다고 한다. 관심은 늘었지만 대세는 아니라는 반증이다.

막걸리하면 어둡고 허름한 선술집에서 사발에 담긴 막걸리를 손가락으로 저어가며 파전 한조각과 마시던 기억이 전부다.  그런데 최근 강남의 유명식당에서 마신 막걸리는 새로운 변화를 느끼게 하였다. 묽은 저지방우유같은 막걸리,  속에 채워진 얼음으로 시원함을 유지하는 투명한 호리병 등은 술마신 뒤의 험악한 막걸리 냄새도 뒷날 막걸리 숙취도 잊게하였다.  이런 요소가 막걸리에 대한 새로운 소비를 만든다는 확신이다.

역시 도전하고 변화하여야 한다.  막걸리의 변화와 혁신에서 아직은 작은 소비량이지만 빠른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믿는다.  이제는 와인바나 사케전문점과 같은 고급 막걸리 전문점이 등장할 시기이다.  더 이상 '막걸리=선술집'이 아닌 '막걸리=문화'가 되어야 한다.  2009-07-02

막걸리는 1960년대까지 전체 술 소비량의 80%를 차지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60년대 중반 쌀 대신 밀가루를 사용하였고 생산단가를 낮추기 위해 카바이트를 넣어 강제 숙성시킨 저질막걸리가 나오면서 소비가 줄었다고 한다.  특히 맥주 150%, 소주 70%대의 주세를 서민들이 즐겨 마신다고 5%의 주세을 적용하여 값싼 저급한 술로 인식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막걸리는 다양한 아미노산과 비타민을 함유하고 있고 생막걸리에는 살아있는 효모와 젖산균까지 있는 자연발효식품으로 웰빙주(酒)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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